영은미술관에서 진행한 개인전 < 0Gravity-제로그래비티, 2023 >에서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영향력, 사회구조 등에 대한 관심이 무중력으로 표현된다. 전시장 바닥에 의도적으로 배치한 거울들과, 공중에 매달려 떠있는 일상 속 사물들, 그리고 3D모델링, 유니티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된 각종 소품들의 자유로운 움직임 영상이 전시공간에 설치되었다. 전시의 기본전제인 제로그래비티의 상태에서는 자연의, 인간의, 기계의 일부인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어떠한 외부의 힘에 영향받지 않으며 자유의지에 따라 부유한다. 위계가 없고 서로의 공생관계를 중시하는 무중력의 가상공간은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이분법적 틀, 구조, 논리,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서로를 같은 선상에 두고, 모든 것을 대등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인간과 인간이 아닌 것을 구별하지 않는 평등한 입장에서 인간중심의 다양한 위계를 해체하며, 서로의 공생관계를 중시하는 공존의 정의를 내려간다. 관객의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기존의 조건이나 구조를 새롭게 상상하며 이 세계를 공존과 평등의 시선으로 정의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